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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행정비전

대통령직속기관 국가기후환경회의 안병옥 운영위원장

   

정부, 기업,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2020.04.02 13: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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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 1주년이 다가오는데요, 그동안의 성과와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위원회는 2019년 4월 29일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출범했습니다. 작년 3월 유례없이 고농도 미세먼지로 일주일 동안 비상저감 조치가 이어진 것을 계기로 미세먼지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것이 국가기후환경위원회가 출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범을 준비하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사회적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위원장직을 제안하여 수락하였다. 본회의 위원은 각 정당에서 추천한 여야 국회의원 6분, 8개 정부 부처의 장관, 학계와 시민계 및 종교계 대표, 그리고 미세먼지 피해를 직접 받는 석탄발전소 인근 지역 이장과 업계 노동자 등 4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회의 위원 외에 130여 명의 전문위원, 500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민정책참여단은 2019년 6월 1일 발대식을 열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공론화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그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정책제안’을 만들어 작년 10월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12월부터 3월을 계절관리 기간으로 정해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 같은 특단의 감축 대책을 시행하자는 것으로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고강도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1차 국민정책제안을 받아들여 이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정책참여단의 공론화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제안했고, 이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동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민정책참여단 등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하신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정부가 계절관리제가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은 “그 정책이 기발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 수용성을 높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무원과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정부 정책을 만들면 상당히 효율적이고 의사결정도 빠르나, 현장에 적용되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국민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국민정책참여단의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치며 정책을 만드니 사회적 수용성도 높고 정책 추진에도 훨씬 더 힘이 실린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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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책참여단과 함께 제안하신 계절관리제도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해서 미세먼지는 약 16%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부문은 산업 분야로 국내 미세먼지의 약 41%를 차지합니다. 계절관리기간 동안 미세먼지를 불법 배출하는 기업을 단속하기 위해 약 700명의 민관합동점검단을 파견하고, 드론, 이동측정차량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불법배출을 감시했습니다. 단일 사업장으로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석탄발전소는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최대 12기의 가동을 중단하고, 49기는 80%만 가동했습니다. 이를 통해 발전부문 미세먼지 중 약 39% 감축했습니다. 

노후차량 운행중단 문제는 법률 개정 지연으로 제대로 추진되지는 못했습니다. 3월 6일에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므로, 다음 계절관리기간에는 이 부분도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문제도 큰 현안으로 알고 있는데, 국제협력방안도 추진하고 계십니까?

국가마다 국경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인위적인 것이고, 자연환경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물도 공기도 마찬가지로 자연은 하나로 연결되어있습니다. 한 곳이 오염되면 주변이 영향을 받고, 궁극적으로 지구 전체가 오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환경문제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미세먼지 문제 역시 월경성이 있어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의 동쪽에 있고, 겨울철 바람이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기 때문에 중국, 북한, 몽골 등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출범하자마자 반기문 위원장이 중국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를 만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서로 비난하지 말고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후 리간지에 중국 환경생태부 장관을 수차례 만나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반기문 위원장께서 UN사무총장을 지내신 명성 덕분에 국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에 있어도 세 가지 성과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 ESCAP)를 통한 공동선언문 발표입니다. 작년 5월 UN ESCAP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대기오염 대응을 위한 아태지역 협력강화 결의안’을 발의해서 채택된 바 있습니다. 이 결의안을 통해 아시아지역의 미세먼지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동북아시아 6개국, 즉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그리고 몽골 등 6개국이 청정 대기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입니다. 이 파트너십을 근거로 정책 협력방안도 논의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대기오염 대응 방안도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유엔 세계 푸른하늘의 날이 제정된 것입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건의한 ‘세계 푸른 하늘의 날’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2019년 9월 23일 UN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제안하셨고, 그 후 불과 두 달만인 11월 26일에 UN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주도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이기도 하고, 대기와 관련된 최초의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아태지역은 물론 유엔의 모든 회원국과 협력 가능한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국제협력에서 두 나라 간에 협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여러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협력 체계를 많이 활용합니다. 미세먼지 문제 같은 민감한 이슈 역시 여러 국가를 함께 포함해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년에 추진한 UN ESCAP를 통한 결의안 채택, 6개 국가 간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협력 분위기를 만들었으니 올해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국제협력 방안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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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관리제는 고농도 시기에 추진하는 단기 대책인데,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몸이 아프면 일단 응급실에 가서 응급처치를 받지만, 그 후에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합니다. 계절관리제가 응급처방이고 단기 대책이었다면, 올해 추진하는 중장기정책은 근본적 처방이 될 것입니다. 

발전 부분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 천연가스, 재생,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정하는 전원믹스와 석탄발전의 감축, 전기요금 합리화, 버스, 화물차 등 대형 자동차와 건설기계의 미세먼지 저감,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 로드맵 마련 등 총 38개 중장기 과제를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국민정책참여단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중장기 계획을 채택할 예정인데, 과제의 규모를 고려해서 올해는 두 차례 나눠 정책제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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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과제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니 기후변화 문제와 연관성이 깊은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흐름인가요?

주요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보면, 국가별 대응에 차이는 있으나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 내연기관차 퇴출 등 주요 기조는 같습니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에서 탈퇴했지만, 미국 13개 주지사와 315개 시의 시장, 1,000개가 넘는 기업 대표들이 기후변화 협약을 계속 이행하겠다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고, 미국 대선에 나선 민주당 후보들 모두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신재생 에너지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한 기업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221개사에 달합니다. 

기후파업(Climate Strike : Fridays For Future)을 이끈 17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와 같은 10대 청소년의 목소리와 참여가 전 세계에 공감을 얻으며, 81세의 제인 폰더 등 기성세대가 참여하는 시민운동(Fire Drill Friday)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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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가 선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 첫째는, 기후변화와 경제발전을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보지 않아야 합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우리 사회를 혁신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 그 방향으로 고민하고 대책도 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법제도 정비입니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법 제도도 있고, 위원회도 있습니다만, ‘기후위기’라는 비상사태에 적합한 법 제도로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기후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인식개선입니다. 기후위기에 맞서 나 스스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입시 위주 교육이 강화되면서 환경교육 비중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데, 환경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 박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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